
꽃을 한참 바라보다가 그런 생각이 들었다.
아름다움이란 무엇일까.
나는 가끔,
아름다움이란 각자가 주어진 조건 안에서 도달할 수 있는
가장 건강하고 밝게 빛나는 상태가 아닐까 생각한다.
꽃도 그렇고 나무도 그렇다.
충분한 햇빛을 받고 제 생명력을 온전히 드러낼 때
우리는 그것을 가장 아름답다고 느낀다.
그렇다면 시든 꽃이나 흠집 난 나무는 어떨까.
시들었다는 조건 속에서도,
상처 입은 모습 그대로에서도
그들은 그들만의 방식으로 끝까지 제 빛을 낸다.
어쩌면 매끈하고 온전한 순간보다
조금 모자라고 기운 자리에서
더 단단하고 진실한 기척이 느껴질 때도 있다.
자신이 선 자리에서
가장 자기답게 살아 있는 상태.
나는 그 모습에서 조용히 빛나는 기운을 느낀다.
사람도 다르지 않다.
우리는 종종 아름다움에 기준이 있다고 말하지만,
곰곰이 생각해 보면 사람은 저마다 다른 자리에서 태어난다.
그 차이가 누군가의 가치를 가른다고는 믿지 않는다.
아름다움은 타인의 판단이라기보다
스스로 느껴지는 감각에 더 가까운 것 같다.
때로는 전광판 속 화려한 모습에 시선을 빼앗기기도 하지만,
편안한 조명 아래 친구의 미소가 더 오래 마음에 남는다.
서로 손을 잡고 천천히 걸어가는 오래된 부부의 뒷모습.
낡은 사진첩 속, 젊은 시절 환하게 웃고 있는 부모님의 얼굴.
미래를 이야기하며 반짝이던 친구의 눈빛.
별것 아닌 일에도 까르르 웃음을 터뜨리는 아이.
합격 소식을 전해오던 친구의 수줍은 미소.
그 순간들에서 나는 유난히 환한 빛을 느낀다.
가만히 보면 그런 얼굴들은
대개 편안하고 단단한 기운을 품고 있다.
억지로 꾸며낸 표정이 아니라
안에서부터 천천히 차오른 빛에 가깝다.
나는
몸과 마음이 함께 건강할 때
가장 밝은 기운이 조용히 흐른다고 느낀다.
여기서 말하는 건강은
완벽하거나 결점 없는 상태를 뜻하지 않는다.
병이 있을 수도 있고,
장애가 있을 수도 있고,
쉽게 바꿀 수 없는 조건을 안고 살아갈 수도 있다.
그럼에도 자신을 함부로 대하지 않고
주어진 하루를 성실히 살아가려는 태도.
스스로를 존중하며 차분히 쌓아가는 시간.
그런 마음가짐이 사람을 조금 더 단단하게 만들고,
그 안정감은 눈빛과 말투, 자세와 분위기처럼
겉으로 드러나는 많은 것들에 조용히 번져 간다.
몸과 마음은 서로 닮아 있다.
마음이 편안한 사람은
자신의 몸을 더 아끼고 돌보게 된다.
잘 먹고, 잘 쉬고, 적당히 움직이며
스스로를 돌보는 생활이 이어진다.
그렇게 쌓인 시간은
몸 안의 리듬을 바꾸고,
안색과 피부, 눈빛과 분위기까지 천천히 변화시킨다.
안에서부터 고요하게 살아 있는 기운.
나는 그 자연스러운 생기를
아름다움이라고 부르고 싶다.
가끔, 조용히 글을 보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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