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람을 깊이 알기까지는
생각보다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
몇 번의 대화와 여러 번의 만남,
그 사이에 쌓이는 작은 기억들.
그래야
비로소 그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조금 알 것 같아진다.
하지만 현실에서
그만큼 오래 보는 사이는 많지 않다.
회의실에서 몇 번 스쳐 지나가고,
엘리베이터에서 가볍게 인사를 나누고,
잠깐 같은 공간에 머무는 정도.
우리는 대부분
그 정도 거리에서 서로를 만난다.
길게 설명할 기회도 없고,
찬찬히 보여줄 시간도 없다.
그래서 사람들은
먼저 보이는 것부터 읽는다.
차림새,
표정,
자세,
말투.
그 사람이 어떤 하루를 보내고 있는지
어떤 태도로 이 자리에 서 있는지
그 작은 단서들로 짐작한다.
예전에는
그런 방식이 조금 얕게 느껴졌다.
겉모습으로 사람을 판단하는 일 같아서
괜히 마음이 불편했다.
그런데 가만히 생각해보니
그럴 수밖에 없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에서
우리가 붙잡을 수 있는 건
눈에 보이는 것뿐이니까.
결국
겉모습은 포장이라기보다
하나의 신호에 가까웠다.
나는 지금
이 정도의 마음으로 이 자리에 서 있습니다,
조용히 말해주는 방식.
그래서 나는
밖으로 나갈 때면
조금 단정해지려고 한다.
누군가에게 잘 보이고 싶어서라기보다
괜한 오해를 만들고 싶지 않아서.
그리고
나 자신을 조금 더 편하게 두기 위해.
세상이 먼저 읽는 것이
어쩔 수 없이 겉모습이라면,
나는 그 자리에
지금의 나를 가지런히 놓아두고 싶다.
그 정도의 태도면
나에게는 충분하다.
가끔, 조용히 글을 보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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