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정함은 작은 예의일지도 모른다


중요한 약속이 있는 날이면
조금 더 천천히 준비를 한다.

전날부터 옷을 골라두고,
수납장 안쪽에 넣어두었던
다리미를 꺼내 구김을 편다.

머리를 단정히 정리하고,
옷 매무새를 한 번 더 만져보고,
거울에 비친
나의 앞모습과 뒷모습을
찬찬히 살펴본다.

혹시라도 내가 미처 보지 못한 곳에
옷의 얼룩이나 구김이 있지는 않은지,
옷이 말려 올라가 있지는 않은지
가만히 확인한다.

단정한 모습을 확인하고 나면,
나는 비로소 나 자신을 의식하지 않게 된다.

외출 전 옷차림에 시간을 쓰는 것은,
그날 하루 동안 더 이상 나 자신에게 신경 쓰지 않기 위해서다.
나 자신을 의식하지 않게 될 때에야,
비로소 내 앞에 있는 일들과 사람들에게
온전히 집중할 수 있게 된다.

사람을 만나는 일은
그 자체로
생각보다 많은 마음이 오간다.

짧은 인사일 수도 있고,
오랜 대화일 수도 있지만,
어쨌든
서로의 하루를 조금 나눠 갖는 일이다.

그래서 나는
그 자리를 가볍게 지나치지 않게 된다.

나를 정리하는 일은,
결국 상대를 온전히 마주하기 위한 준비이며,
오늘 이 시간을 가볍게 지나치지 않겠다는 뜻이기도 하다.

그래서 중요한 날일수록
조금 더 단정해진다.

상대와 나의 시간과 자리를
존중하고 싶어서다.




가끔, 조용히 글을 보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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