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가 있는 삶, 달라진 나의 기준

삶은 아이가 있기 전과 후로 나뉜다는 말이, 이제는 실감난다.

아이 덕분에 더 많이 웃게 되었고,
나도 모르게 조금은 단단해졌다.

삶은 분명 더 풍성해졌다.

어쩌면 긴 인생을 지치지 않고 살아가게 만드는 힘은
이렇게 온 마음을 쏟게 되는 존재에서 나오는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아이가 태어나는 순간,
나는 더 이상 완전히 자유로운 사람이 아니다.

잠깐 아이를 맡기고 나와 있는 시간에도
마음 한편은 늘 아이에게 가 있다.

잘 지내고 있을지,
돌봐주는 사람은 괜찮을지,
생각은 쉽게 끊기지 않는다.

어디를 가든, 무엇을 하든
선택의 기준은 자연스럽게 달라진다.

메뉴를 고를 때도, 여행지를 찾을 때도
먼저 아이를 떠올리게 되고,

물건 하나를 사면서도
아이에게 괜찮은 선택인지 자연스럽게 고민하게 된다.

말과 행동 하나에도
아이에게 어떤 모습으로 남을지
한 번 더 생각하게 된다.

그래서인지
‘아이 앞에서는 찬물도 못 마신다’는 말이
이제는 낯설지 않다.

분명, 선택지는 줄어든다.

하지만 그 대신
전에는 보지 못했던 것들이 보이기 시작한다.

작은 변화에 기뻐하고,
사소한 하루가 특별해진다.

아이와 함께하는 시간은
익숙했던 일상조차 새로운 경험으로 바꿔 놓는다.

힘들지만, 지루할 틈은 없다.

아이의 입가에 번지는 미소 하나로
하루의 피로가 쉽게 무너진다.

책이나 여행을 통해 낯선 세상을 만나듯,
나는 아이를 통해 또 다른 세계를 살아가고 있다.

그렇게 삶의 중심은
자연스럽게 나에서 아이로 옮겨간다.

내가 가고 싶은 곳보다
아이가 좋아할 곳을 먼저 생각하게 되고,

내가 원하는 것보다
아이에게 더 나은 선택을 고민하게 된다.

그러다 문득,
이렇게 살아가는 나 자신을 돌아보게 된다.

아이와 함께하는 시간이 대부분이었던 시간을 지나
다시 일을 시작하면서,
나를 위한 시간이 내 삶으로 돌아왔다.

처음에는 그 시간이 어딘가 어색했다.

아이와 함께하던 시간은
여유롭고 느긋한 행복이었다면,

지금은
일과 육아를 병행하며
조금 더 바쁘고 단단한 방식으로 살아가고 있다.

행복의 결이
조금 달라진 것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이와 함께하는 시간이 줄어든 것 같아
아쉬운 마음은 남는다.

그 두 감정 사이에서 흔들리면서도,
지금의 나는 그 균형을 배워가는 중이다.

그리고 그 과정이 나를 더 나은 사람으로,
더 나은 엄마로 만들어가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일주일은 눈 깜짝할 사이에 지나간다.

회사에 있으면 금세 퇴근 시간이 되고,
아이를 만나면 어느새 잠잘 시간이 된다.

아이와 함께하는 주말이 지나면
또다시 월요일이 찾아온다.

이렇게 하루하루가 빠르게 흘러가지만,

그 속에 담긴 시간들은
이전보다 훨씬 깊고 선명하다.

그래서인지
이 삶이 특별하게 느껴지고,

흘러가는 시간이
조금은 아깝게 느껴진다.




가끔, 조용히 글을 보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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