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7월의 어느 주말,
4살, 5살 두 아이와 함께 서울 신라호텔을 방문했다.
최근 신라호텔 키즈라운지가 리뉴얼되었다는 소식을 듣고
아이들과 머물기에도 한층 좋아졌을 것이라는 기대를 안고 떠난 호캉스였다.
서울 신라호텔은 특유의 클래식하고 차분한 분위기가 있다.
얼마 전 방문했던 포시즌스 호텔 서울이 밝고 화사하며
비교적 캐주얼한 인상을 준다면,
신라호텔은 짙은 나무와 갈색을 중심으로 한 인테리어 덕분에
훨씬 차분하고 중후하게 느껴진다.


파라다이스시티나 워커힐 역시
신라호텔보다는 밝고 캐주얼한 편이다.
아이들과 여러 호텔을 다녀보니
서울 신라호텔은 아이들의 활기찬 분위기에 맞춘 호텔이라기보다,
도심을 벗어나지 않고도
조용한 휴식과 정돈된 서비스를 누리고 싶은 어른들에게
더 잘 어울리는 호텔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다고 아이들과 머물기 불편한 것은 아니다.
리뉴얼된 키즈라운지가 있고
실내수영장과 야외 온수 자쿠지도 이용할 수 있어
아이들과 호텔 안에서 충분히 시간을 보낼 수 있다.
다만 어린아이와 함께 방문한다면
수영장 수심과 수온, 키즈라운지 규모처럼
미리 알고 가면 좋은 부분이 몇 가지 있었다.




서울 신라호텔의 로비
주말에 방문해서인지
로비에는 결혼식과 돌잔치 하객이 많았다.
호텔 곳곳에서 돌잔치 스냅사진을 촬영하는 가족들도 보였다.
서울 신라호텔은 결혼식이나 돌잔치처럼
규모 있는 가족 행사가 자주 열리는 호텔이다.
여기에 주말 투숙객까지 더해지니
붐비는 시간대에는 로비의 인구 밀도가 제법 높게 느껴졌다.
호텔의 인테리어와 서비스는 차분하지만
주말 로비까지 한적한 것은 아니었다.
정적인 공간에서 조용히 쉬는 분위기를 기대했다면
결혼식이나 행사 시간이 겹치는 주말에는
조금 다르게 느껴질 수도 있다.
그래도 짙은 나무색을 중심으로 한 실내와
정돈된 서비스에서 느껴지는 신라호텔 특유의 분위기는 분명했다.
밝고 화려한 리조트형 호텔과는 다른,
오래된 특급호텔이 가진 차분함과 안정감이 있다.



아이와 함께 이용한 리뉴얼 키즈라운지
체크인 후 객실에서 잠시 쉬다가
아이들과 가장 먼저 키즈라운지를 찾았다.
우리가 들어갔을 때는 마침 다른 이용객이 없어
공간 전체를 여유롭게 둘러볼 수 있었다.
리뉴얼된 키즈라운지는 아주 넓지는 않았지만
아기자기한 소품과 예쁜 원목 장난감으로
정갈하게 꾸며져 있었다.
공간은 크게 네 가지 놀이 구역으로 나뉘어 있었다.
책을 읽는 공간과 편백나무 놀이 공간,
블록 놀이 공간과 색칠놀이 공간이다.





아이들이 가장 먼저 관심을 보인 곳은
편백나무 놀이 공간이었다.
편백나무 조각을 손으로 만지고 옮기며 놀기도 하고,
다락방처럼 꾸며진 공간을
계속 올라갔다 내려오기도 했다.
공간 자체는 크지 않지만
어린아이들에게는 작은 구조물 하나도 새로운 놀이터가 된다.
편백나무 놀이를 마친 아이들은
자연스럽게 블록 놀이 공간으로 이동했다.

보석이 박힌 원목 블록과 벽면 블록 놀이
블록 놀이 공간에는
종류가 다른 여러 블록이 준비되어 있었다.
그중에서도 특히 눈에 띈 것은
장난감 보석이 박혀 있는 원목 블록이었다.
나무 블록 사이에 반짝이는 색색의 보석이 들어 있어
일반적인 원목 교구보다 훨씬 화려하고 예뻤다.
아이 역시 그 블록을 유난히 좋아했다.
벽면에 직접 꽂으며 놀 수 있는 블록도 있어
한동안 자리를 옮기지 않고 집중해서 놀았다.
화려한 대형 놀이기구가 있는 키즈카페와는 다르지만,
차분한 공간에서 예쁜 교구를 만지고
작은 구조물을 만들어보는 재미가 있었다.
신라호텔의 전체적인 분위기와 잘 어울리는
정돈된 키즈라운지였다.




유리벽 안쪽의 색칠놀이 공간
블록 놀이를 마친 아이들은
유리벽으로 분리된 색칠놀이 공간으로 이동했다.
테이블 위에는 커다란 꿀벌 그림이 인쇄된 두꺼운 종이와
크레파스가 놓여 있었다.
아이들은 크레파스 상자를 열고
각자 원하는 색으로 그림을 채우기 시작했다.
특히 평소에도 색칠하기를 좋아하는 첫째가
새로운 공간에서 하는 색칠놀이를 무척 즐거워했다.
다른 놀이가 궁금할 법도 한데
그림을 끝까지 완성한 뒤에야 자리에서 일어났다.
키즈라운지라고 하면
아이들이 뛰어다니는 공간을 먼저 떠올리기 쉽지만,
서울 신라호텔 키즈라운지는
블록이나 색칠처럼 앉아서 집중하는 놀이가 중심이다.
활동량이 많은 아이에게는 다소 조용하게 느껴질 수 있지만
4살, 5살 아이들이 한두 시간 머물기에는 충분했다.




넓지는 않아 금방 차는 키즈라운지
우리가 처음 들어갔을 때는 아무도 없었지만
이후 한 팀씩 들어오기 시작했다.
네다섯 가족 정도가 모이자
키즈라운지가 거의 가득 찬 것처럼 느껴졌다.
책 읽는 공간에는 아이가 많지 않았고
대부분 편백나무와 블록 놀이 공간에 모여 있었기 때문이다.
이용객이 어느 정도 차자
직원이 더 이상 입장하지 못하도록 인원을 제한했다.
덕분에 내부가 지나치게 붐비지는 않았지만
원하는 시간에 바로 들어가지 못할 가능성은 있다.
우리도 다음 날 오전에 다시 방문하려 했으나
이미 정원이 차 있어 입장하지 못했다.
체크아웃 후 정오쯤 다시 찾아갔을 때는
다행히 들어갈 수 있었다.
키즈라운지를 꼭 이용하고 싶다면
사람이 많이 몰리는 오전보다는
체크인 직후나 이용객이 빠지는 시간을 노리는 편이 좋다.
규모가 아주 크지는 않지만
아이들은 생각보다 이 공간을 좋아했다.


4살, 5살 아이와 즐긴 실내수영장
키즈라운지에서 한 시간 정도 놀고
객실에서 수영복으로 갈아입은 뒤 실내수영장으로 향했다.
서울 신라호텔 실내수영장은
물놀이 시설보다는 수영을 위한 풀로 구성되어 있다.
별도의 얕은 유아풀은 없지만
아이용 암링과 구명조끼, 수영모를 대여할 수 있었다.
처음에는 깊은 물이 낯선지
아이들이 엄마와 아빠에게 꼭 매달려 있었다.
하지만 금세 물에 익숙해져
장난도 치고 둥실둥실 떠다니며 즐겁게 놀았다.
아이들을 안고 물속을 오가는 우리도 재미있었다.


실내수영장과 야외 온수 자쿠지
실내수영장은 수영을 위한 풀이라
오래 머물다 보니 물이 조금 차갑게 느껴졌다.
우리 아이들은 아직 스스로 수영하기보다
엄마와 아빠에게 안겨 노는 시간이 많아
중간에 야외 온수 자쿠지로 이동했다.
따뜻한 물에 발을 담그니
차가워졌던 몸이 금세 풀렸다.
아이들도 처음에는 발만 조심스럽게 넣더니
조금 지나자 허리까지 몸을 담그고 편안하게 앉아 있었다.
따뜻한 자쿠지와 시원한 실내수영장을 오가며
아이들과 제법 오랫동안 물놀이를 즐겼다.

아이들과 이용한 탈의실
물놀이를 마친 뒤
아이들과 함께 샤워실과 탈의실을 이용했다.
샤워부스는 반투명 유리로 분리되어 있었고
우리가 이용하는 동안에는 여유로운 편이었다.
아이들을 씻기고 몸을 말려준 뒤
수영복도 헹궈 탈수기에 돌렸다.
탈의실은 신발을 신고 출입하는 구조라
샤워 후 아이들이 있을 자리에는 수건을 깔아주었다.
내가 머리를 말리고 짐을 정리하는 동안
아이들은 수건 위에 나란히 앉아 거울을 보며 놀았다.
어두운 공간의 간접조명과 커다란 거울이 신기했는지
탈의실에서도 자기들끼리 꽤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수영 후 저녁 룸서비스와 조식
수영과 샤워를 모두 마치고
뽀송해진 아이들과 함께 객실로 돌아왔다.
객실에는 먼저 올라온 남편이
룸서비스를 주문해두어 저녁 식사가 준비되어 있었다.
물놀이를 오래 한 덕분에
아이들도 제법 배가 고팠던 시간.
룸서비스로 주문한 저녁을 먹으며
객실에서 편안하게 하루를 마무리했다.
수영장과 부대시설까지 담다 보니
글이 생각보다 길어져
저녁 룸서비스와 다음 날 조식은
다음 글에서 따로 기록해보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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